[단독]한국 선박, 불법 환적 후 20번 국내 입항

2019-04-04 2,152



목숨을 건 탈북자에게 외교부가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고 단정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외교부가 언제부턴가 긴장의 끈을 놓고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습니다.

이렇게 구겨진 태극기도 그렇습니다.

오늘 한국-스페인 외교차관 회의 때였는데요. 외교부 대변인은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고 사과했습니다.

계속해서 북한에 석유제품을 건넨 한국 선박 소식입니다.

이 배는 북한 거래 이후에도 우리 항구를 20차례나 드나든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유승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공해상에서 북한에 경유를 몰래 넘긴 혐의로 억류된 한국 국적 P선박.

동중국해에서 북한 선박을 만나 유류 4320톤을 건넨 건 지난 2017년 9월입니다.

자유한국당 유기준 의원실이 확보한 선박 입출항 기록입니다.

북한에 기름을 넘긴 이후 억류 직전까지 P선박은 여천항 16차례, 울산항과 부산항은 각각 2차례 드나들었습니다.

정유 공장이 있는 항만을 오가며 기름을 실어날랐지만 당국은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P선박의 항적을 보면 수상쩍은 부분이 많습니다.

미국의 소리 방송이 위치 추적 사이트를 통해 분석한 결과 P선박은 최소 5차례 동중국해 공해상에 머물렀습니다.

지난해 4월 21일에는 베트남으로 간다던 배가 동중국해 바다 위에서만 한 달간 머물다 부산으로 돌아왔습니다.

목적지 허위 기재였던 만큼 눈여겨볼 필요가 있었지만 그냥 지나친 겁니다.

[해운업계 관계자]
"제제 위반 행위를 했다는 증거가 AIS(선박자동식별장치) 트래킹으로 잡으면 다 잡히거든. 아주 옛날 것 아니면 잘 잡히니까."

하지만 당국은 지난해 중순 미국으로부터 불법 환적 첩보를 받고 나서야 해당 선박 조사에 들어갔습니다.

무려 1년 가까이 깜깜이였던 셈인데 의심 선박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단 지적이 나옵니다.

채널A 뉴스 유승진입니다.

영상취재 : 김덕룡(부산)·조세권
영상편집 : 이태희
그래픽 : 조한규·김승훈